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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폭풍 속에서 만난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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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5월호 이야기 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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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캐롤라이나합회는 역사 유산이 풍부하고 꽃, 과일, 면화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포함한다. 캐롤라이나를 생각하면 많은 사람이 깊은 청록색의 대서양을 마주한 해안가에 하얀 모래밭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떠올린다. 어떤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흐드러지게 핀 하얀 목련이 줄지어 피어 있는 넓은 도로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캐롤라이나가 추운 기후와 눈이 많이 오는 그레이트스모키산맥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산을 향해 운전하다

1965년 3월의 따뜻한 금요일, 윌러드 B. 존슨 합회장과 데이지 사모는 노스캐롤라이나 서쪽 지역에 있는 워런즈빌 마을의 성도들과 주말을 보내기 위해 채비하고 있었다. 산악 지역에서는 따듯한 봄 날씨가 갑자기 춥고 매서운 날씨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따뜻한 담요와 여분의 물 그리고 삽도 챙겼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데이지 사모는 두꺼운 코트와 장갑을 챙겼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산에서는 언제 눈이 올지 몰라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존슨 합회장은 성경과 설교 노트를 넣은 가방 바로 옆에 담요와 재킷을 놓으며 생각했다.

합회장이 되니 여러 다른 교회를 방문하고, 그리스도인 성도들과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며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존슨 합회장과 데이지 사모는 이번 주말을 고대하며 교우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했다. 

출발하기 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있는 집에서 보았을 때는 하늘도 맑았고 온도도 적당하여 따뜻한 주말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내려갔다. 먹구름이 태양을 가려서 차 히터를 틀어야 했다.

게다가 눈이 오기 시작했다.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좀 더 일찍 출발할 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다.

이대로 성도들에게 전화하여 안식일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굵어지는 눈발에도 하나님께서는 계속 가기를 바라신다고 결론을 내렸다.

도로에 눈이 내려도 금방 녹을 때는 운전하기 쉬웠다. 그런데 눈이 도로를 덮고 나뭇가지에 쌓여 가지가 도로 쪽으로 구부러지기 시작하자 운전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가는 길이니 하나님이 보호해 주시리라 믿었지만 부부는 곧 폭풍 가운데 그들을 인도해 주시고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얼마 가지 않아 눈은 10센티미터 이상 쌓여 도로와 도랑둑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데이지 사모와 윌러드 목사는 전에 이 길을 운전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길옆 깊은 협곡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앞이 보이지 않아 길에서 미끄러져 협곡 벽 아래로 나뒹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가능한 한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더욱 간절히 기도했다.

눈 폭풍이 모든 빛을 덮어 버렸고 눈 때문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차 안에는 차의 엔진 소리와 두 사람의 심장 뛰는 소리만 들렸다.


길에서 벗어나다

지나가는 차도 하나 없었다. 윌러드 목사는 도로 중앙으로 차를 운전하려고 애썼지만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타이어가 자꾸 원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았다. ‘도로의 중앙’으로 가려 했으나 차는 점점 더 협곡 쪽으로 미끄러졌다.

그러다 오른쪽 타이어가 포장도로 끝에 걸리면서 차가 깊은 도랑으로 빠져 버렸다. 

윌러드 목사는 차를 포장도로로 조금이라도 올려놓으려고 앞뒤로 운전해 보았다. 차는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고 점점 더 도로 밖을 벗어나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다 차가 깊은 눈 속에 처박히더니 멈춰 버렸다.

마음속으로 기도하다 이제 큰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각자 기도가 끝나자 이번에는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께 눈을 멈춰 주시고 차가 움직일 수 있게 해 주시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 주시기를’ 다급히 간구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차의 뒤쪽 유리를 통해 서서히 노란 불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누가 오고 있어요.” 데이지 사모가 속삭였다.

“그런가 보네요.” 윌러드 목사가 대답했다. 차 문을 열고 눈을 헤치고 길 위로 올라갔다.

지프 랭글러의 빛나는 헤드라이트가 다가올수록 빛은 더욱 밝아졌다. 도로가 좋지 않고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차량이었다. 옆에 멈춰 선 차에서 청바지에 따듯한 모자와 격자무늬 로거 코트를 입은 두 명의 거대한 산악인이 내려 차로 다가왔다.  


“우리가 만드는 바퀴 자국을 따라오세요.”

윌러드 목사에 관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그는 키가 182cm가 넘고 미식축구 선수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아주 덩치가 좋았다. 하지만 두 산악인이 곁에 서자 윌러드 목사는 거인 같은 두 사람 사이에서 왜소해 보였다.

산악인들은 미소를 지으며 목사의 차에 견인 체인을 연결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준비를 하세요.” 남자 중 한 명이 말했다. “목사님의 차를 도랑에서 끌어내서 도로로 다시 올려놓을 겁니다.”

윌러드 목사는 지시를 따랐고 곧 산악인이 탄 지프가 깊은 눈 속에서 차를 끌어내어 포장도로 위로 올려놓았다. 몇 분 만에 차가 도로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차는 여전히 눈이 쌓인 도로 한복판에 있었지만 데이지 사모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두 명의 산악인이 체인을 풀고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네려 하였다.

“아직 가지 마세요. 수고하신 값을 드리고 싶습니다.” 윌러드 목사가 말했다. “저희 목숨을 구해 주셨어요.”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산악인 둘은 차에 오르며 미소를 건넸다.

“돕게 되어 기쁩니다. 저희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오세요. 저희 차 바퀴가 지나간 자국을 따라오면 훨씬 쉽게 운전하실 수 있을 거예요.”

윌러드 목사는 아주 조심스럽게 지프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갔다. 큰 커브를 돌자 지프는 더 멀어져 가다 눈 폭풍 속으로 사라졌다. 윌러드 목사는 두 눈을 도로 중앙에 이어진 지프의 타이어 자국에 고정하면서 운전했다. 

그러다 타이어 자국이 사라졌다.

타이어 자국이 보이지 않자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멀리 마을의 희미한 불빛이 보이자 안심이 되었다.

“마치 지프가 도로 위를 쭉 가다 하늘로 올라간 것 같았어요.” 윌러드 목사는 다음 날 아침 교회 성도들에게 말했다. “그거 아십니까?” 목사님이 활짝 웃으며 덧붙였다. “저희는 이제 저희를 지키는 천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차를 운전하는지도 말이죠.”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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